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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정보

20~30대 남자들에게 잘 생기는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내과]
류마티스내과 김근태 교수

어느 날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몇 달 전부터 부쩍 허리와 골반이 욱신거리고 뻣뻣하다고 느꼈는데 최근에는 아침에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 몸을 뒤척거리다 일어나게 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다고 한다.

장가도 가기 전에 허리에 고장이 나면 안된다는 생각에 얼른 병원을 찾았다며 서글서글한 모습의 청년이 농담을 던졌다. 검사를 한 결과 역시 생각했던 대로 '강직성 척추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척추질환은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척추질환이 많이 발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20~30대의 젊은 사람, 특히 남자에게 잘 생기는 질환이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다만 특정 유전자를 가진 경우나 과로, 스트레스, 정신적 압박감 등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증상은 아침 기상 시에 허리가 아프고 뻣뻣하고, 세수할 때 허리를 굽히기가 어렵고, 머리 감기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대부분 이러한 증상들이 출근이나 등교 후 활동을 하다보면 천천히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강직성 척추염은 예방은 어렵지만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한다면 발병 후 척추가 굳거나 골격이 변하는 것을 줄일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현대인에게 워낙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가 흔하다는 점이다. 허리가 아파도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오인해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보면 무척 안타깝다.

디스크와 강직성 척추염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디스크의 경우 운동을 하면 할수록 허리가 더 아프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운동을 하고 나면 오히려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생물학적 제제인 TNF-알파 억제제라는 획기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과잉생산을 막아 환자들의 통증을 빨리 개선하고 관절 손상을 막아준다. 여기에는 주 2회, 2주일에 한 번, 2달에 한 번씩 주사하는 제형들이 있다. 다른 약제들에 비해 전체적인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어 현재 강직성 척추염의 주된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필자를 찾아온 환자는 그간 오랜 학업 생활을 마치고 최근 대학에 조교수로 임용되어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는 건실한 청년이었다. 이 환자처럼 특히 같은 자세로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 중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동반된 경우, 반드시 강직성 척추염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조기 발견이 성공적인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